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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면서 여행하기, 진짜 될까? 우당탕탕 제주 워케이션 도전기🍊

Work(일)과 Vacation(휴가)를 함께 하는 워케이션, 여러분은 해보셨나요?
저는 한 번도 경험해 본 적이 없었어요. 평소에 ‘워케이션’이라는 개념 자체에 호기심도 있었지만, 살짝 의구심도 있었거든요. 일하면서 노는 게 효율적이라고? 일은 일이고, 놀 때는 제대로 놀아야 하는 거 아닌가? 여행지까지 가서 노트북을 펴고 있으면 집중이 안 될 것 같은데… 하는 생각들이요.
그러던 중 마침 제주도로 워크숍을 가게 되었습니다. 그 김에 저희도 직접 워케이션을 체험해보고 STAXX에서도 좋은 워케이션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1박 2일 동안 워케이션에 도전해보기로 했어요. 저희의 우당탕탕 첫 워케이션 도전기, 한 번 들어보실래요?
DAY 1 오후
바람이 세차게 불던 3월의 어느 날, STAXX 콘텐츠팀은 1박 2일 동안 워케이션을 진행할 장소인 맹그로브 제주시티에 도착했습니다. 체크인 시간보다 일찍 도착하는 바람에, 방에 들어가기 전에 코워킹 스페이스에서 업무를 진행하기로 했어요. 창문 밖으로 시원한 바다가 펼쳐지는 풍경을 보니 당장이라도 바다로 뛰어들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어른답게, 의젓하게 창문 앞 책상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떠나요~ 제주로!
제주의 풍경말고도 무엇보다 워케이션하기 좋다고 느꼈던 건, 일을 하는 데에 필요한 모든 장비가 구비되어 있다는 점이었어요. 모니터부터 노트북 거치대, 모션 데스크, 회의실까지! 연신 우와- 를 외치며 이것저것 살펴보았답니다.
코워킹 스페이스에서 또 제 눈길을 끈 건, 제주의 독립서점에서 큐레이션한 책들이었어요. 네 개의 로컬 책방이 각자의 이유와 개성을 가지고 선정한 책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었어요. 같은 공간에 놓여 있지만, 책방마다 고른 기준이 달라서인지 책 한 권 한 권이 전하는 분위기도 사뭇 달라서 책 표지만 구경해도 즐거웠답니다.
알록달록 책들
저희는 제주에 온 김에 또 다른 워케이션 센터인 리플로우 제주에 방문해 보기로 했어요. 이곳 역시 제주의 원도심에 위치해 있는데, 맹그로브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풍겼습니다.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의 맹그로브와 달리, 리플로우는 세련되고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어요. 예쁘게 꾸며진 카페에서 일하는 듯한 느낌이랄까요? 방 안에 또 다른 방이 있는 듯한 구조와, 공간 곳곳에 놓인 초록 식물들이 한층 더 특별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코워킹 스페이스
내 방에 카페가 있다면~
맹그로브와 리플로우, 두 곳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바로 각 기업에서 직접 만든 ‘지도’였습니다. 각각의 장소를 중심으로 관계를 맺은 주변 업체들을 지도에 표시해 두고, 투숙객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하거나 가볼 만한 곳을 소개하고 있었어요. 무엇보다 직원분들이 일하며 직접 가보고 검증된 알짜배기 장소들만 모아놓았기 때문에 "어디가 맛집일까?" "어디를 가야 좋을까?" 같은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되어서 mbti J인 저에게도 아주 유용한 도구였답니다
맹그로브 제주시티 Go Wider Map
리플로우 제주 Creative Road Map
DAY 1 저녁
제주시내에서 맛있는 저녁을 먹고 다시 숙소로 돌아와, 제대로 방을 둘러보았습니다. 워케이션에 특화된 공간인 만큼, 방 안에도 업무를 할 수 있는 책상과 조명이 마련되어 있었어요. 돌아오는 길에 사 온 간식을 먹으며 밀린 일을 시작했습니다. 평소에 제게 ‘방’이라는 공간은 일이라고는 절대 하지 않는, 그저 누워만 있는 공간이었는데(…) 나름 ‘워케이션’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떠나온 시간이라 그런지 잠들기 전까지 제법 집중력 있게 일을 처리할 수 있었답니다. 익숙하지 않은 낯선 공간이 오히려 몰입감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었어요.
사진이 흔들린것처럼 보이나요? 흔들린 것은 당신의 마음입니다…
DAY 2 오전
밀린 잠을 푹 자고 일어나, 공용 식당에서 간단히 아침 식사를 했습니다. 제주 하면 생각나는 귤은 물론이고,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과자들도 있어서 소소한 즐거움을 더해주었어요.
제주하면 귤
깔끔한 canteen
밖에는 여전히 날아갈 듯한 바람이 불었지만, 숙소에서 5분 거리에 바다가 있는데 그냥 지나칠 순 없었습니다.
평화로워 보이나요?
후다닥 나가서 바람을 맞으며 산책을 했더니 바닷바람이 머리를 맑게 해주다 못해 정신을 앗아간 듯한 느낌이었달까요…?
제주의 강풍에도… 산책은 포기 못하는 강쥐처럼
제주의 바람은 머리를 망쳐… (이거 저 아닙니다)
어마어마한 바람을 뚫고 숙소로 돌아왔더니 힘이 쭉 빠져 일을 하긴 어려울 것 같았습니다. 괜히 침대에도 다시 누워보고, 멍하니 창 밖도 쳐다보다가, 이대로 있기엔 아쉬워 맹그로브의 이곳저곳을 살펴보기 시작했습니다. 로비에는 ‘열 맹의 제주 워커스’라는 이름으로, 제주를 기반으로 다양한 삶을 살아가는 열 명의 이야기가 전시되어 있었어요.
하나하나 찬찬히 들여다보니 열 명의 제주 워커스가 제주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이걸 보면서 동질감과 동시에 동경심을 느꼈어요. 서울에서 태어나 평생 서울에서 살아온 저는 우연한 기회로 로컬에서 일하고 있지만, 회사에 소속되어 일하고 있기 때문에 주체적이고 선명한 삶이라기 보다 조금은 평범하고 흐릿한 삶을 살고 있거든요. 하지만 꿈을 이루기 위해, 혹은 자유롭고 나다운 삶을 찾기 위해 각자의 사연을 가진 이들이 제주에 자리 잡아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가는 모습을 보면서 신기하기도 하고 멋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3월의 제주는 노랑
이렇게 일은 조금, 놀기는 많이 한 첫번째 워케이션이 이렇게 끝났습니다. 직접 워케이션을 해보니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기분으로 여행과 일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고, 자꾸만 놀러 나가고 싶은 마음에 절대적으로 일하는 시간은 짧아진다는 단점 아닌 단점도 있었어요. 일이 정말 바쁘고 집중이 필요한 시기가 아니라면, 앞으로도 ‘워케이션’이라는 장치를 잘 이용해 더 다양한 경험을 해 볼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얻었습니다.
STAXX팀의 얼렁뚱땅 첫 제주 워케이션 후기, 어떠셨나요? 혹시 이 후기를 보고 워케이션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커지셨다구요~? (제발) 그렇다면 앞으로 진행될 STAXX의 워케이션 프로그램도 기대해주세요. 다음 호에는 4월에 진행된 STAXX의 워케이션 후기로 돌아올게요.